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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카테고리 없음 2010. 5. 27. 19:45
끝나버렸다. 프리비어슬리 온 로스트~ 라는 성우의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설레였는데 6년의 대장정은 성급히 마무리되었고 나는 매우 섭섭허무한 기분이다. 열린 결말 뭐 이런거 다 좋은데, 이런식으로 마무리되는 건 정말 아니다. 6년 동안 로스트의 많은 주인공들은 상대방에게 오해를 사게 되더라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구하려는 설명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회에 잭의 아버지 크리스천 뭐시깽이가 나타나서 길 잃은 어린 양들을 구원에 이르게 하려는 컨셉인것인지 주인공들을 교회로 모아서 그럴싸해보이는 말로 드라마의 주제를 설명한다. 모르겠다, 아무튼 잭의 아버지가 맘에 안들어. 잭이 66년생이었다. 케이트는 79년생. 미쿡애들은 참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점점 맘에 들었던 캐릭터들. 벤자민 라이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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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엔 두편의 영화를영화는영화다 2010. 5. 19. 19:29
아름답고 가엾은 클로이. 영화를 보다보니 하루키의 소설 에 나오는 레이코(?)가 생각났다. 피아노 선생을 하다 만나는 레즈비언 제자와의 장면 묘사가 상당히 야했던 기억이 있구먼.. 아아, 이노무 감정이입. 난 두 여자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것만 같다. 남자친구는 클로이가 서갑숙을 닮았다고 했고 나는 빨간 메니큐어를 바르겠다고 했다. 를 봤지만 힛 걸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토마토 축제의 물컹한 토마토처럼 쉽게 사람을 짓이기고 박살내는데 나는 그런 장면에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찌질하고 귀여운 주인공들이 웃게 만들었다. FUCK YOU VERY MUCH! 라는 기억에 남는 문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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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처녀의 고독은 둥글다감정이입 2010. 4. 8. 11:39
프로야구 시즌이 되면 늘 생각난다. 오늘은 집에가서 을 펼쳐 봐야지. 야구처녀의 고독은 둥글다 성미정 처음에 너는 고독은 날카로운 그 어떤 거라고 짐작했다 고독 때문에 자주 명치끝이 아팠던 너로선 그럴 만도 했다 나이와 더불어 너는 통증에 익숙해 졌다 그러나 통증을 감추기는 쉽지 않았다 친구들과 있을 때 넌 너무 말을 많이 하거나 아예 하지 않았다 고독이 드러나는 게 싫었던 거다 친구들은 그런 너를 떠났다 가족들은 너를 이해할 수 없었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고 탄식했다 고독은 자주 너의 귀를 막았다 고독에 잠긴 널 불편해하지 않는 건 TV뿐이었다 방에 틀어박혀 TV와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어느날 방망이에 맞고 혼자 날아가는 공을 보았다 하얗게 질린 채 공기 속을 회전하는 공에서 넌 터질 듯한 외로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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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양이로다오늘의거짓말 2010. 4. 6. 18:48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그토록 눈이 퍼붓고 춥더니 봄이 오긴 오나보다 싱숭생숭 별일도 없는데 꼭 뭔 재미난 일이 벌어질 것처럼 괜히 설레이고 그런다 봄이라 그런지 이쁜이도 부쩍 애교가 많아져서 가만히 있는 내 손이나 발에 머리를 불쑥 들이밀고 부비적거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은행에 다녀오는데 홍대앞을 거닐고있는 여자들의 치마가 짧아졌다 나는 아직도 손이 시릴까봐 가방에 장갑을 넣어다니는데 막 이쁘게 화장도 하고 잠자리 날개같은 옷을 입고 샤방한 햇살을 맞으며 돌아댕기고 싶다 아아아 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