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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뻑이다가감정이입 2010. 1. 29. 19:11
최정례 느닷없이 너 마주친다 해도 그게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할 것 같다 물건을 고르고 지갑 열고 계산을 치르고 잊은 게 없나 주머니 뒤적이다가 그곳을 떠나듯 가끔 손댈 수 없이 욱신거리면 진통제를 먹고 베개에 얼굴을 박고 잠들려고 잠들려고 그러다가 젖은 천장의 얼룩이 벽을 타고 번져와 무릎 삐걱거리고 기침 쿨럭이다가 왜 그럴까 왜 그럴까 도대체 왜 그래야 할까 헛손질만 하다가 말듯이 대접만 한 모란이 소리 없이 피어나 순한 짐승의 눈처럼 꽃술 몇 번 껌벅이다가 떨어져 누운 날 언젠가도 꼭 이날 같았다는 생각 한다 해도 그게 언제인지 무엇인지 모르겠고 길모퉁이 무너지며 너 맞닥뜨린다 해도 쏟아뜨린 것 주워 담을 수 없어 도저히 돌이킬 수 없어 매일이 그렇듯이 그날도 껌벅이다가 주머니 뒤적거리다 그냥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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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생일 잔치는 끝났다오늘의거짓말 2010. 1. 19. 19:38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운동 보다도 운동가를 술 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 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 완벽한 서른살의 케잌과 생일 카드를 선물해준 회사동료들과 나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먼 길을 와준 동생과 동지들 병실에서 나의 생일을 준비하느라 노심초사했을 겸둥이 홍 처음 만들어봤다는 가방을 선물해서 나를 웃게해준 엄마 만나지 못해도 멀리서 나를 축복해준 사람들 모두에게 고맙단 말을 전한다. 그리고 30대는 좀 더 멋지게 살아내야지. 나는 왜 이리 금전적으로 가난할까, 라는 근심을 했던것도 잠시.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을 다시금 느꼈던 순간들. 화려한 서른 잔치를 끝으로...이제 생일파티는 당분간 그만하련다. 이렇게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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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맞이 장바구니 오픈오늘의거짓말 2010. 1. 11. 23:15
생일 주간이다. 평소에 고이 담아두고 지르지 못하던 장바구니를 풀겠다. 가격대는 물론 부담스럽지 않은 것으루다가 나름 선별한 것임. 꼭 이곳에서 택일하라는 것은 아님. 여기서 선택한 이는 중뷁방지를 위해 덧글 혹은 개별적인 연락을 바람. 첫 번째 내가 아이쇼핑을 가장많이 하는 신발. http://www.hongsis.com/front/php/product.php?product_no=20849&main_cate_no=334&display_group=1 블랙 245 면 됨 두 번째 내 돈주고 안사게 되는 비키니 수영복 http://www.7v.co.kr/front/php/product.php?product_no=120&main_cate_no=4&display_group=1 size는 55 하나인 듯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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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맞이하며오늘의거짓말 2010. 1. 6. 18:35
새해라는 건 새로운 노트를 처음 펼치는 것만 같다. 아무도 밟지 않은 소복히 쌓여있는 눈밭을 바라보는 기분. 또박또박한 글씨로 시작하는 첫 페이지는 머지않아 낙서와 개발새발 글씨들이 춤을 출테고 희고 반짝이던 눈들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질펀한 흔적으로 더럽혀질 것이다. 그러니 연초의 어떤 다짐이나 소망따위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왔다. 30년 간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나는. 누군가 알아보지 못할 수도, 알아볼 수도 있는.. 낙서같은 삶을 살 것이다.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사이드 미러의 경고문 처럼 눈에 비추어지는 거리가 진짜는 아니라는 것을 친절한 설명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가늠할 만한 나이가 된 것 같다. 전보다 무거운 어깨로, 조금은 두렵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나를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