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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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양이로다오늘의거짓말 2010. 4. 6. 18:48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그토록 눈이 퍼붓고 춥더니 봄이 오긴 오나보다 싱숭생숭 별일도 없는데 꼭 뭔 재미난 일이 벌어질 것처럼 괜히 설레이고 그런다 봄이라 그런지 이쁜이도 부쩍 애교가 많아져서 가만히 있는 내 손이나 발에 머리를 불쑥 들이밀고 부비적거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은행에 다녀오는데 홍대앞을 거닐고있는 여자들의 치마가 짧아졌다 나는 아직도 손이 시릴까봐 가방에 장갑을 넣어다니는데 막 이쁘게 화장도 하고 잠자리 날개같은 옷을 입고 샤방한 햇살을 맞으며 돌아댕기고 싶다 아아아 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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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뭇오늘의거짓말 2010. 3. 8. 16:58
나를 므흣~하게 만드는 것들. 완전 꼿혀버렸던 양평 신내 해장국 분점을 발견. 화곡전화국 앞에 맛도 거의 비슷하다. 신의 경지에 오른 국물 맛이다. 왼쪽 해내탕에는 대창과 양과 온갖 고기들이 넘실거린다 오른쪽 해장국은 역시 선지의 깊은 맛이 일품! 동대문 동북화과왕에 드디어 가다. 입에서 녹는 양꼬치와 코가 뻥한 훠거에 들어가는 고기들..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파인애플 향의 찡주는 식도를 타고 뜨겁게 흐르고 션한 칭따오 맥주 한잔에 알딸딸해지는 저녁. 길고 투박한 다이너스티 안에 있는 귀여운 개구리 두마리. 나름 어울리는 것 같아서, 볼때마다 즐겁다. 별이 다녀갔구나. 나와 입사동기였던 기특한 별이 다녀갔다고 흔적을 남겼다. 월요일 아침부터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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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주말오늘의거짓말 2010. 2. 8. 00:48
백 만년만에 간 이태원의 나이트 클럽. 기침과 고열에 시달리던 중, 혼신의 힘을 발휘하여 제대로 놀아주리라... 가면 스물 다섯살이라 속이고 놀아야지 낄낄거리며... 작정하고 갔는데, 정말 아프고 정신이 혼미해서 놀수가 없었다. 두 시간만에 다시 홍대 우동집으로 복귀. 고추가루 팍팍 들어간 우동과 연탄불고기를 씹으며 지인들과 쏘주 한잔하는것이 가장 행복하고 즐겁더라. 여튼 감기가 더욱 악화되었다. 기찻 길 옆 고기집. 소금구이와 생갈비살. 엄마와 빛날이 김치와 반찬을 싸들고 집에 방문했다. 몇 날동안 건조함에 시달리던 나에게 단비같은 가습기와 함께. 가습기 덕분에 조금은 살 것같다. 마마님에게 이번에 구입한 아이폰 자랑질을 하다가 한 컷. 후후. 요 몇일동안, '엄마'라는 단어만 들려도 가슴 한켠이 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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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생일 잔치는 끝났다오늘의거짓말 2010. 1. 19. 19:38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운동 보다도 운동가를 술 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 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 완벽한 서른살의 케잌과 생일 카드를 선물해준 회사동료들과 나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먼 길을 와준 동생과 동지들 병실에서 나의 생일을 준비하느라 노심초사했을 겸둥이 홍 처음 만들어봤다는 가방을 선물해서 나를 웃게해준 엄마 만나지 못해도 멀리서 나를 축복해준 사람들 모두에게 고맙단 말을 전한다. 그리고 30대는 좀 더 멋지게 살아내야지. 나는 왜 이리 금전적으로 가난할까, 라는 근심을 했던것도 잠시.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을 다시금 느꼈던 순간들. 화려한 서른 잔치를 끝으로...이제 생일파티는 당분간 그만하련다. 이렇게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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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맞이 장바구니 오픈오늘의거짓말 2010. 1. 11. 23:15
생일 주간이다. 평소에 고이 담아두고 지르지 못하던 장바구니를 풀겠다. 가격대는 물론 부담스럽지 않은 것으루다가 나름 선별한 것임. 꼭 이곳에서 택일하라는 것은 아님. 여기서 선택한 이는 중뷁방지를 위해 덧글 혹은 개별적인 연락을 바람. 첫 번째 내가 아이쇼핑을 가장많이 하는 신발. http://www.hongsis.com/front/php/product.php?product_no=20849&main_cate_no=334&display_group=1 블랙 245 면 됨 두 번째 내 돈주고 안사게 되는 비키니 수영복 http://www.7v.co.kr/front/php/product.php?product_no=120&main_cate_no=4&display_group=1 size는 55 하나인 듯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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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맞이하며오늘의거짓말 2010. 1. 6. 18:35
새해라는 건 새로운 노트를 처음 펼치는 것만 같다. 아무도 밟지 않은 소복히 쌓여있는 눈밭을 바라보는 기분. 또박또박한 글씨로 시작하는 첫 페이지는 머지않아 낙서와 개발새발 글씨들이 춤을 출테고 희고 반짝이던 눈들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질펀한 흔적으로 더럽혀질 것이다. 그러니 연초의 어떤 다짐이나 소망따위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왔다. 30년 간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나는. 누군가 알아보지 못할 수도, 알아볼 수도 있는.. 낙서같은 삶을 살 것이다.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사이드 미러의 경고문 처럼 눈에 비추어지는 거리가 진짜는 아니라는 것을 친절한 설명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가늠할 만한 나이가 된 것 같다. 전보다 무거운 어깨로, 조금은 두렵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나를 다..